마작,

그간 국내 유저 다수가 듣기는 여러 차례 들었는데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그런 게임이었다. 일본 만화에서는 심심치 않게 나오니 어떤 건지는 대략적으로 알지만, 마작 만화가 아니고서야 규칙부터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일은 없으니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는 그런 작중 장치 정도라고 할까. 리치, 론, 대삼원, 국사무쌍 이런 말을 듣다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무슨 외계어 같이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런 게 이어지다보면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그냥 이런 게임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거나, 혹은 대체 뭔 게임인지 좀 더 깊이 파보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 후자였다. 그것도 꽤나 어려서부터 그랬다. 학창시절 때 용돈 모은 걸로 마작 서적하고 마작패를 직접 산 것도 모자라서 학교에 그걸 들고 가서 애들 모아서 해보자고 했었으니까. 그렇지만 오프라인의 한계로 결국 마작은 하는 방법만 알고, 나중에 온라인 마작이나 모바일 마작 몇 판 하는 정도에 그쳤었다.

그러던 상황이었다가 갑자기 몇몇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일반 유저들에게도 마작이 널리 퍼지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롭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마작이라는 게임이 금방 손에 익고 친해지는 그런 게임은 아니다보니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게임하는 걸 보고 있어도 생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저런 걸 재미있어할까, 이런 의아함이 들지도 모르겠고.

재미는 개개인의 기호 문제이니 차치해두고, 마작이 과연 어떤 게임이고 지금 스트리머들이 하는 건 그 중에 어떤 룰인지, 또 하는 방법은 어떻게 되나는 객관적인 영역이니 설명은 가능하다. 아마 쭉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지켜본 사람들이면 처음에 좌충우돌하면서 배우는 과정을 같이 했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 방송을 보고 입문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마작의 기본 정도만 짚고 가는 게 어떨까.

■ 마작, 어떻게 하는 건가요?

보통 이런 글을 보게 되면 역사나 기원 같은 것부터 고루하게 올라가기 마련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니 넘어가자. 보통 직접 하기보다는 스트리머 방송만 보고 뭐가 어떻게 판이 흘러가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대강 알아보고 싶은 게 우선일 테니 말이다. 그러자면 우선은 기본적인 게임 방식부터 짚는 게 중요할 것이다.

과연 마작은 대체 어떻게 승패를 가리고, 패는 몇 개나 쓸까? 어떤 패를 쓸까? 플레이 방식은 어떻게 되고 점수는 어떤 식으로 계산하는 걸까? 만화나 방송에서 누가 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질문부터 먼저 나오기 일쑤다.

마작이 4명이 필요하다는 건 그간 매체에서 매번 나오는 모습이었으니 마작을 들어본 사람이면 감각적으로 알 것이다. 플레이 방식은 화투와 유사하게 자기 턴이 되면 쌓여있는 패, 마작 용어로는 산이라고 쓰는 그 공간에서 하나 가져가야 한다. 그런 뒤에 패가 완성되면 이기고 패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자신의 패 중 하나를 무조건 버린 뒤 자기 시점에서 반시계 방향에 앉아있는 상대방에게 턴을 넘기는 식이다.

2.5 분 만에 마작 플레이하는 법 배우기
패를 완성시키는 방법은 쉽게 숫자로 설명하면 3-3-3-3-2, 이런 양상이 된다. 그 중 3은 같은 종류의 패를 순서대로 3개 모으거나(슌쯔) 혹은 완전히 똑같은 패를 3개를 모으는 트리플(커쯔)로 한 조를 완성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나머지 4개 조를 구성하고, 나머지 2개는 서로 동일한 패가 되어야만 패가 완성되는 것이 기본 방식이다. 여기에 같은 패 두 개를 모은 것을 도이쯔 혹은 머리패, 나머지 3개씩 조를 짠 패를 멘쯔 혹은 몸통이라고 부른다.

이를 완성하는 방법은 패의 산에서 가져오거나, 혹은 남이 버린 패를 가져오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남이 버린 패를 하나 가져와서 순서대로 3개가 된 몸통을 완성한 걸 치, 같은 패 3개를 완성한 걸 펑이라고 하며, 이는 점수 계산할 때, 그리고 역을 내느냐 못 내느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갖고 와서 완성한 몸통은 따로 빼서 상대방에게 보여줘야 한다.

패의 종류는 동서남북백중발이 각각 한 자씩 써있는 자패와 카드처럼 문양은 제각각 다르지만 1부터 9까지 있는 수패로 나뉜다. 수패는 또다시 만수패, 통수패, 삭수패 세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만 자가 써있으면 만수패, 동그라미가 그려진 건 통수패, 대나무가 그려진 건 삭수패로 불린다. 4인을 기준으로 게임이 구성된 만큼 모든 패는 동일한 것이 4개씩 있으므로 수패는 108개, 자패는 28개, 보너스패 8개로 총 144개다.

뒤에서 자세히 말하겠지만 스트리머들이 주로 하는 마작이나 일본 만화에서 소개되는 마작인 리치 마작 룰에서는 보너스패를 쓰지 않기 때문에 136개 패를 쓴다고 보면 되겠다. 혹시라도 중국 마작이나 우리나라 마작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보너스패는 버리고 새로 패를 산에서 가져와야 한다. 그 자체로는 점수가 없지만, 나중에 자신이 이기게 되면 패당 1판씩 점수를 보너스로 받는 말 그대로 보너스 개념이다.

■ 멘젠, 펑, 쓰모, 치, 리치, 도라는 뭐지? 간단한 용어 정리

최근 스트리머들이 하는 마작은 작혼, 즉 리치 마작 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리치’라는 말과 ‘론’이라는 말은 수도 없이 보고 들었지만, 정작 어떤 것인지 대충 지레짐작으로만 보기 일쑤였다. 더군다나 그리고 국내에 마작이 들어올 때 중국 마작과 리치 마작이 둘 다 들어왔다가 대중적으로 흥하지 못한 상태고, 리치 마작도 중국 용어를 일본식으로 바꾸거나 혹은 중국어 발음을 거의 최대한 그대로 쓰다보니 용어 자체가 입에 잘 붙지가 않는다.

물론 게이머라면 게임을 할 때 기본적인 용어나 개념을 숙지해야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간 오프라인으로 마작 영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이론과 실제, 머릿속과 현실은 다르지 않던가. 알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혹은 귀찮음이 밀려오기 일쑤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정보를 보게 되면 혼선이 오거나 의욕도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영업이 성공했던 사례(?)를 떠올려보면 일단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부터 알려준 뒤, 몇 판 같이 하거나 옆에서 훈수를 두면서 대강 감을 잡게 한 이후에 고급 용어나 룰을 설명해주는 방식이었다. 당장에 좋아하는 작품에 나오는 마작의 고급 용어나 상황을 빨리 이해하고 싶은 유저에겐 좀 답답할 순 있겠다. 그래도 게임을 하던 짬밥이 있으면 기본 흐름을 알고 난 뒤엔 금방 적응하는 모습을 많이 봤으니, 아주 간단한 기초 용어는 훑어보고 넘어가는 걸 권한다.

■ 쓰모

마작하는 방법을 설명할 때 무더기에서 패를 하나 가져온 뒤 자신의 패를 버리는 절차를 거친다고 했는데, 이때 패를 가져오는 것을 일컫는 말이 ‘쓰모’다. 쓰무, 쯔모라고도 하고, 이렇게 패를 가져왔을 때 나는 것을 ‘쓰모허’라고 하지만 보통 줄여서 쓰모라고 부른다.

■ 치, 펑, 밍깡

남이 버린 패를 가져와서 순서대로 3개 패 조합을 완성한 걸 치, 동일한 패 3개 조합을 완성한 것을 펑, 동일한 패 4개를 모은 것을 밍깡이라고 부른다. 단 치는 9-1-2처럼 역순은 성립하지 않는다.

■ 안커, 안깡

쓰모로 동일한 패 3개로 몸통을 만들었을 때가 안커, 동일한 패 4개를 모았을 때는 안깡이 된다. 리치 마작에서는 안깡이 되면 자신이 그 패를 다 갖고 있는 셈이라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알 수 있게 4개를 나란히 놓고 양옆 혹은 가운데 두 개 패를 거꾸로 뒤집어서 안깡 표시를 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 마작에서는 안깡을 한 패는 따로 빼놓되, 어떤 패로 안깡을 했나 공개하지는 않는다.

■ 멘젠

멘젠은 치나 펑, 밍깡을 하지 않아서 상대방에게 패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이다. 즉 쓰모만 계속 한 상태로, 그렇게 쭉 판을 이어가다가 쓰모로 패가 완성이 되면 ‘멘젠 쓰모’로 1역이 나온다. 임팩트 있는 패 위주로 말하는 만화나 매체 특성상 저점인 멘젠 쓰모는 짧게 줄여서 쓰모 이렇게만 말해버리고 넘어가버리는 일이 왕왕 있어 혼동할 수 있다. 그러나 치나 펑, 깡을 하지 않은 게 멘젠이고 쓰모는 남이 버린 패가 아닌 산에서 패를 가져오는 것이나 혹은 그렇게 해서 난 것을 의미한다.

■ 텐파이

텐파이는 패 하나만 알맞게 나와주면 바로 완성이 가능한 상태를 일컫는다. 따로 용어를 지칭하는 이유는, 텐파이가 되어야 마작 만화나 게임에서 흔히 봤던 ‘리치’를 부를 수 있을뿐만 아니라 화료가 되지 않고 끝난 유국이 되어도 텐파이 유국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점수를 주거나 받을 수 있기 Because.

■ 화료

마작에서 패를 완성해서 난 것을 의미한다. 이때 패는 족보에 있는 것 어느 하나라도 해당이 되어야만 한다. 오프라인 마작에서는 족보에 나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화료를 선언하면 벌점을 먹지만, 마작 게임에서는 화료가 불가능한 상태에선 아예 화료가 안 되기 때문에 벌점을 먹을 일은 없다.

■ 판, 역, 점

화료를 하게 되면 점수를 계산하게 되는데, 이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판, 역, 점이다. 판은 점수를 낼 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단위고, 역은 족보에 있는 패를 뜻한다. 주로 점수를 계산할 때는 판역이라는 용어를 먼저 쓰게 되는데, 그 족보에 나온 패가 몇 판짜리냐에 따라서 앞에 숫자가 붙는다. 화료 후에는 가장 높은 판역만 환산하지 않고 판역을 전부 합산한 뒤 점으로 환산, 상대방에게서 그 점수를 가져오게 된다. 일부 가장 강한 역은 ‘역만’이라고 하며, 룰에 따라서 다른 역과 합산하지 않거나 합산하기도 한다.

■ 론

론은 상대방이 버린 패로 화료할 수 있을 때 선언하는 단어로, 론으로 화료하게 되면 그 패를 버린 사람에게서만 점수를 뺏어가게 된다. 론이 아닌 쓰모로 화료하면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에게서 점수를 받는다. 남의 패를 가